▶사­­이­­트­­접­속◀

경주성적 ▽ 뉴월드가구 히 상대가 될 리 없었다. 그런데도 거지의 발길에는 사정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거지들까지 합세해 소년을 두들겨 패다 보니 소년 이 견딜 리 없었다. "제... 발 날 보내 줘. 엄...마가 아프단 말이야." 소년의 입에서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단산유는 그냥 발길을 옮기려 했다. 그러나 소년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가 그의 발길을 잡았다. "제발...." 피를 토하듯 뱉는 한마디. 그것은 분명 고려말이었다. 소년은 고려의 유민(流民)이었던 것이다. 단사유의 발걸음이 딱 멈췄다. 그의 시선이 소년에게 향했다. 소년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것은 힘없는 자의 원통 함이 담겨 있는 눈물이었다. 단사유가 소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고려에서 왔느냐?" 소년의 눈동자가 단사유의 눈에 들어왔다. 소년의 까만 눈동자가 흔들렸다. 단사유의 언어 역시 고려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또 뭐야? 너도 이 자식과 같은 부류냐?" 이때까지 소년을 잘근 밟아 대던 거지가 단사유를 향해 사납게 눈 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그러나 단사유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 다. 소년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단사유가 웃음을 지었다. "제법 강단이 있구나." 자신을 무시하고 소년에게 뜬금없는 말을 던지는 단사유의 행동에 거지의 눈썹이 잔뜩 치켜 올라갔다. "이런 개가 사람을 무시하네." 비록 말쑥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으나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소년과 마찬가지로 고려말이었다. 당연히 거지의 눈에 좋게 보일 리 없었다. 만약 중원말로 이야기를 했다면 거지가 한 번쯤 주의 깊에 살 펴봤겠지만 불행히도 단사유의 입에서 나온 것은 고려말이었다. 때문 에 거지는 일결제자들에게 명했다. "이 도 조져. 이곳에 들어온 외인이면 수상한 놈들이니까. 하여 간 개나 소나 다 이곳 동죽로로 들어온다니까." "알겠습니다." 일결제자들은 힘차게 대답을 하고 단사유를 향해 달려들었다. 한꺼번에 거지 세 명이 달려들었지만 단사유는 그들을 무시하고 걸 음을 옮겼다. 그러자 마치 거짓말처럼 단사유가 거지들을 통과해 소 년 앞에 도달해 있었다. "고...수." 일결제자들에게 명했던 이결제자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의 눈으로 도 단사유가 어떻게 일결제자들을 지나쳤는지 알아보지 못했다. 그것 은 단사유가 자신의 안력을 상회하는 고수라는 말이었다. '젠장! 똥 밟았다.' 그가 안색을 구기며 중얼거릴 때 갑자기 비명이 들려왔다. "크아악!" "끄으!" 처절한 비명을 터트리며 식은땀을 흘리는 일결제자들. 그들의 팔이 어깨 어림에서부터 보기 흉하게 뒤틀려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요란한 소리가 나며 탈골이 진행되고 있었다. 우두둑! 섬뜩한 파골음을 들으며 이결제자는 자신의 등 뒤로 소름이 올라오 는 것을 느꼈다. 보기 흉하게 뒤틀린 일결제자들의 팔들이 자신의 운명을 예고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단사유는 그에게 신경도 쓰지 않고 소년을 안아 들었다. "쯧! 설령 아이가 잘못을 하였다 치더라도 이렇게까지 만들 필요가 있었던가? 더구나 말을 들어 보니 별다른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 데. 최소한 세 군데는 부러졌군." "그는 우리의 영역을 침범하였소. 그것은 중대한 죄요. 이곳은 개 방의 중지로 외인의 출입을 엄금하고 있소. 그것은 당신도 마찬가지 요. 당신도 그 아이처럼 되고 싶지 않으면 어서 이곳을 나가는 게 좋 을 거요